100년째 쓰고 있는 아이디어 발상 기법 “브레인 스토밍”, 그 한계를 돌파하는 “OOO기법”

브레인스토밍의 탄생과 역사

1940년대에 미국의 광고회사에서 일하던 알렉스 오스본이라는 사람이 만들었다. 좋은 아이디어로 승부를 봐야하는 광고업계이다보니 아이디어 내는 회의를 자주 했고, 이 회의를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몇가지 회의 원칙과 절차를 만들었다.

이것이 무려 80년째 계속 쓰이고 있다. 세상에는 참 많은 방법론과 이론들이 있지만, 대부분의 방법론들이 ‘아이디어 발상’ 단계에서는 이 브레인스토밍을 활동으로 포함하고 있다.

별다른 체계도 절차도 없이 간단한 원칙 몇가지로만 구성된 브레인스토밍이 왜 이토록 오랫동안 쓰이고 있는가?

사람의 두뇌 속에서, 마음 속에서 일어나는 번뜩이는 아이디어라는게, 그것을 내는 과정과 절차라는게 그만큼 연구하기 어렵고 방법론이 도와주기 어려워서 그렇다. 즉, 대체할만한 다른 기법이 딱히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지난 이십년간 이 영역이 트리즈로 빠르게 대체되고 있다. 이제 R&D가 강한 국내외 굴지의 기업들에서는 일 하는 방법의 하나로서 트리즈를 기본적으로 가르치고 채택하고 있다.

브레인스토밍의 원칙

브레인스토밍의 원칙은 간단하다. 아래 네가지 정도이다.

1) 비판 금지

타인의 아이디어를 비판하지 않는다. 그래야 서로 우호적이고 즐거운 분위기로 이 회의를 지속할 수 있다. 비판을 하지 않아야 서로가 편안하게 말 할 수 있다. 어떤 아이디어를 내든 적어도 욕은 먹지 않을 것이며, 아무 말도 안 한 사람보다는 뭐라도 말을 한 사람이 더 멋진 사람이다라는 믿음으로 진행한다.

2) 질 보다 양

아이디어의 좋고 나쁨을 따지기 시작하면 오히려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는다. 단순무식하게 아이디어를 무조건 많이 내겠다고 덤비면 실제로 많이 내게 되고, 그 속에는 분명 좋은 아이디어가 들어있기 마련이다. 양이 질을 만들어 내는 양질 전환의 법칙이다. 그래서 ‘질(Quality)보다 양(Quantity)’을 추구하라고 말한다.

다른 사람이 아이디어를 냈을 때, 절대 비판하지 말자. 아무리 내 말이 맞는 말이라 할지라도, 아무리 그 아이디어가 엉망이라 할지라도, 지금은 절대 비판하지 말자. 그렇다고 아무 아이디어나 다 채택하자는 말은 절대 아니다. 비판과 평가와 선택은 브레인스토밍이 다 끝난 다음에 나중에 하면 된다. 지금은 브레인스토밍 분위기를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아이디어 목록 옆에 사람 이름을 적는 것도 좋지 않다. 아이디어가 누구 것인지를 적는 것 자체가 ‘비판 금지’에 위배된다. 내 이름이 쓰여진다고 생각하면 아무래도 ‘좋은’ 아이디어만 말하고 싶어지고, 스스로 자체 검열을 해버리게 된다. 나의 아이디어도 너의 아이디어도 없다. ‘우리’의 아이디어가 있을 뿐이다.

3) 자유 분방

부담없이 아무거나 말한다. 혼자만 너무 많이 말해도 상관없다. 아무 순서에나 말한다. 그래야 자유롭게 즐겁게 더 긴 시간동안 집중해서 아이디어를 낼 수 있다. 아무리 이상한 아이디어라도 제안해도 좋다. 절대 실현 불가능해 보이는 아이디어도 좋다.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나 경쟁사의 방식을 말해도 좋다. 이렇게 자유분방하게 해야 많이 낼 수 있고, 많이 내면 낼수록 참가자들의 마음이 더 열리고, 시야가 넓어지고, 사고가 입체적이 된다.

4) 결합 개선

타인의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활용하고 응용한다. A가 낸 아이디어와 B가 낸 아이디어를 합쳐서 또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든다. ‘남에 아이디어어 묻어가면 안된다’라거나 ‘이건 저 사람 아이디어니까 숟가락 얹지 말아야지’ 이런 생각은 필요없다. 브레인스토밍을 할 때는 너와 나는 없고 오직 ‘우리’, ‘전체’가 있을 뿐이다.

자유분방하게 많이 쌓으면 점점 결합 개선이 많이 일어난다.

브레인스토밍을 많이 해보면, 특정 개인이 낸 아이디어가 최종적으로 best로 선택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 사람 저 사람의 아이디어들이 합쳐지고 섞이고 뭉개지면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되고 그게 결국 best로 선택 받는다. 끝나고 나서 보면 최종 아이디어는 누구의 아이디어인지 분간이 어렵다.

브레인스토밍은 강력한 강점을 발휘한다.

우선, 회의 분위기가 부드러워진다. 비판도 하기 없고 무조건 많이 말하면 되니까 마음 편안하게 참가하면 된다.

좋든 나쁘든 어떤 아이디어를 냈든 우리에게 말할 자유를 보장해주고, 그렇게 남들이 마구 말하는걸 듣다보면 나도 엉뚱한 생각들이 떠오르고 나도 말하게 된다. 그렇게 엉뚱한 말들이 모이고 합쳐지고 다듬어지면서 그럴듯한 아이디어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한계점 또한 명확하다.

절대로 아이디어를 대신 내주지는 않는다. 다른 사람들이 한 말에서 생각의 자극을 받기는 하겠지만, 결국 문제를 해결하는 아이디어를 내는 것은 나의 두뇌이다. 문제를 분석하고 해결하는 과정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은 없다. 그 영역은 여전히 “갑자기 번뜩이는 행운” 같은 것이 필요한 영역으로 남아 있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더 필요한 것은?

브레인스토밍은 회의 기법이다. 회의 참가자간에 평화롭고 자유롭고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서 필요한 원칙들이다. 아이디어 발상 회의에서는 항상 이 원칙들을 지키도록 하자. 우리 모두를 위해서.

다만 우리에게는 이런 것들이 더 필요하다.

아이디어를 내기 이전에 우리가 겪고 있는 문제들을 체계적으로 분석하는 기법이 필요하다. 내가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현상을 ‘결과’ 자리에 놓고, 그런 결과가 발생한 ‘원인’들을 모두 찾아내는 논리적 사고가 필요하다. 당연히 원인들은 아주 여러가지이고 서로 복잡하게 얽혀있을 것이다. 그런 것들을 인과관계 관점에서 명확하게 정리해줄 기법이 필요하다.

처음 가 본 동네에서 길을 물어봤을 때, “이쪽으로 가다가 뭐 나오면 오른쪽으로 꺾어서 50미터쯤 가다가 왼쪽으로 돌아서 큰 건물 나올때까지 가다가…” 이런 말을 들으면 제대로 찾아갈 수 있겠는가. 헷갈리기도 하고 다 기억하기도 어렵다. 분명 정답을 들었지만 제대로 구현이 안 되는 것이다. 만약 지도를 한장 주면서 “당신은 지금 여기에 있는데 당신이 가고자 하는 곳은 여기다”라고 찍어주면 어떻겠는가. 훨씬 쉽게 찾아 갈 수 있을 것이다.

인과관계 관점에서 결과와 원인들을 정리한다는 것은 나의 축적된 경험과 지식을 한 장의 지도로 그리는 작업이다. 나의 생각이 명확해지고, 해결해야 할 문제가 명확해진다.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를 원인-결과의 관점으로 정리한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아이디어의 예시가 있으면 너무 좋다. 맨땅에 갑자기 좋은 아이디어가 나온다는 것은 진짜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우리는 혼자서 고민하기 보다는 여러명이 자꾸 모여서 회의를 하는 것이다. 관점을 다양화하고, 접근방법을 바꿔보고, 서로가 서로의 사고방식을 참고하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만약에 나 혼자 일하면서도 수천 수만명의 관점과 접근방법과 사고방식을 참고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과거에 있었던 수많은 발명과 문제해결 사례들을 정리하고 분석해서, 비슷한 사례들끼리 모아보고, 그 문제를 멋지게 해결했던 좋은 아이디어들만 또 정리하고, 그 패턴들이 여러 산업분야에서 반복적으로 쓰이고 있음을 확인하고, 내 문제에 차례차례 대입해볼 수 있도록 다 정리되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발명을 잘 한다는 대가들이 수백명이 모여서 그런 사례연구와 패턴 정리를 70년 동안이나 해왔다면, 그래서 책으로 잘 정리되어 있고 나는 단순히 온라인 강의만 들어도 그것들을 모두 흡수할 수 있다면?

발명의 대가가 되기 위해 20년의 내공을 쌓을 필요는 없다. 이미 내공을 쌓은 대가들에게 그 비법을 배운다면 몇년이면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갈 수 있다.

마치 일류 쉐프에게 요리를 배우고, 고수 무도가에게 무술을 배우면 빨리 성장하듯이.

여러 분야에서 오랜 세월동안 반복적으로 활용되는 발명의 패턴들이 있다

생각하는 방법, 문제를 분석하는 방법, 아이디어를 내는 과정과 절차도 이미 충분히 많이 연구되어져 있고, 좋은 방법들이 정립되어 있다. 잘 배우고 따라한다면 나의 내공을 쌓는 시간을 충분히 압축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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